작년 코소보사태, 美-佛 軍 교전위기

  • 입력 2000년 1월 5일 20시 00분


지난해 3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 공습을 앞두고 아드리아해(海)에서 미국과 프랑스 해군 간에 갈등이 빚어져 한때 무력충돌 직전까지 가는 위기가 빚어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5일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당시 프랑스 항공모함 포쉬호 주변에서 ‘470기동타격대’를 지휘했던 알랭 콜드피 해군 소장이 의회 국방위원회에서 증언을 통해 긴박했던 당시의 순간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콜드피 소장은 미 해군이 유고 공습을 앞두고 아드리아해에 있던 프랑스 해군 함정에 강제로 퇴각을 요구했고 프랑스가 이를 거부하는 바람에 양측 함대가 교전에까지 이를 뻔 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공습을 앞두고 유고 함대의 출로(出路)인 아드리아해 코토르강(江) 하구에 핵공격잠수함(SNA) ‘사피르’를 배치해 유고의 세르비아 해군을 봉쇄하고 통신망을 도청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프랑스는 항공모함 포쉬와 2척의 구축함, ‘470 기동타격대’를 추가 파견했다.

그런데 공습이 임박하자 미국은 프랑스 함대가 주둔 중인 해역을 미군과 영국군에 양보할 것을 요구했다. 프랑스 함대는 미군이 정보를 공유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미군의 요청을 거부했다.

그러자 미군은 해역을 강제로 점령할 수도 있다고 프랑스 해군에 통고한 뒤 함대와 핵잠수함을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이에 프랑스 함대 역시 무력대응 의사를 밝혔고 아드리아 해역에서 아군끼리 대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간파한 양국 지도부가 막후 협상에 나섰고 결국 프랑스는 함대를 철수했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