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권력이양 순조… 푸틴 核통제권 넘겨받아

  • 입력 2000년 1월 2일 23시 04분


러시아의 권력이양이 빠르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권한대행은 1일 새해 연설에서 “러시아에는 한순간도 권력의 공백이 없을 것이며 헌법과 법률 밖에서 행동하려는 시도는 단호히 분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언론 양심의 자유와 재산권 등은 국가에 의해 안전하게 보호될 것이라며 질서정연한 권력이양을 다짐했다.

푸틴은 “러시아는 외교 정책의 방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군사력을 강화하는 한편 군개혁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푸틴은 이날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첫 전화통화를 갖고 러시아 민주주의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조 록하트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푸틴은 정부기구를 통폐합하는 등 개편방안을 검토중임을 시사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이날 전했다.

푸틴은 지난해 12월 31일 사임한 보리스 옐친 전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명된 직후 러시아군의 핵통제권이 담긴 핵가방을 넘겨 받았다.

푸틴은 이어 옐친 일가에 대한 형사상 조사 면제와 불체포 특권 등을 부여하는 등 전임대통령 일가의 안전을 보장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 권한대행은 1일 새벽 체첸 제2의 도시 구데르메스를 전격 방문해 러시아 병사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체첸측에 △테러 포기 △ 반군지도자 인계 △러시아군 포로 석방을 수용하면 평화회담을 열 준비가 돼있다고 제의했다.

이날 러시아군은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 대해 수십차례의 공습을 가하며 스커드 미사일까지 발사하는 등 개전후 최대 규모의 공격을 퍼부었다고 외신이 전했다.

한편 옐친은 사임성명을 발표하면서 차기 대통령선거가 3월27일 실시된다고 밝혔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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