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기독-이슬람교도 무력충돌…최소 295명 사망

  • 입력 1999년 12월 30일 22시 34분


인도네시아 동부 할마헤라섬 북부 지역에서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가 무력충돌해 28일과 29일 이틀간 최소 295명이 숨졌다고 현지 군 관계자가 30일 말했다.

유혈 충돌의 발단은 27일 오전 암본 섬에서 이슬람교도가 교회에 불을 질렀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시작됐다.

현지 군 지휘관 마데 파르심 대위는 흥분한 기독교도 수천 명이 이날 밤부터 29일까지 토벨로읍 가렐라읍 등을 돌아다니며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양측이 유혈충돌했다고 말했다.

기독교도는 이슬람교도가 거주하는 주택 300여채와 상가 이슬람사원 등을 습격해 불을 질렀다. 파르심 대위는 “29일까지 계속된 양측의 충돌로 최소 295명이 사망하고 210여명이 다쳤다고 상부에 보고했다”면서 “30일 오전 이후로는 폭발이나 총격은 없었지만 여전히 주택과 상점이 여기저기서 불타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이 충돌하는 동안 많은 주민들이 피신했으며 소란이 일단 진정된 후에도 기독교계 주민들은 이슬람교도의 보복을 겁내 군 막사와 경찰서 등으로 피했다.

한편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말루쿠주(州) 주도 암본섬에서는 이번 주에만 68명이 숨지자 29일 군병력이 경찰업무를 비롯해 모든 치안권을 장악했다.

30일에는 폭력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공공기관과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유혈충돌이 갈수록 심해지자 몇몇 기독교계 주의원은 암본의 종교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유엔이 나서주도록 촉구했다.〈자카르타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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