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방송이 생중계한 애리조나 토론회에서 예비후보들의 어조는 뉴햄프셔주에서보다 훨씬 점잖고 부드러워졌다.
일간지 뉴욕타임스 7일자는 예비후보들이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발견한 토론회였다고 평가했다. 예비후보들은 세금감면, 해외 군사개입 자제, 정부기능 축소 등 공화당의 전통적 정책에 이구동성으로 동의를 표시했다.
토론회에서 예비후보들은 CNN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한 뒤 상대 예비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CNN은 선두주자인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집중공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특정후보에게 질문을 집중시키는 것을 금지했다.
부시는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큰 실수는 범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종종 말이 엉켰고 표정도 부자연스러워 분위기를 압도하지 못했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로더는 부시가 소심한(timid) 방어위주의 선거운동으로 일관함으로써 그가 왜 다른 예비후보들을 현격한 차이로 따돌리고 여론의 지지를 얻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예비주자 오린 해치 상원의원은 부시가 정치인으로서 경험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내 밑에서 8년 동안 부통령을 한 뒤에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토론회의 최대 스타는 국무부 관리 출신의 예비후보 앨런 키스. 예비후보 중 유일한 흑인으로 토크쇼 사회자로도 활동한 그는 유창한 말솜씨를 과시하며 청중을 사로잡았다.
토론회 후 CNN의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발표력 판단력 호감도 지도력,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 등 모든 항목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점수를 받았다.
CNN의 정치평론가들은 부시의 상대적으로 빈약한 토론능력이나 키스의 약진 등이 부시를 맹추격하는 예비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