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공화후보 TV토론]부시 '소심증' 도마에 올라

  • 입력 1999년 12월 7일 19시 48분


내년의 미국 대통령선거에 나서려 하는 공화당 예비후보 6명이 6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두번째 TV 토론을 벌였다. 뉴햄프셔주 TV 토론회 이후 나흘만이다.

CNN방송이 생중계한 애리조나 토론회에서 예비후보들의 어조는 뉴햄프셔주에서보다 훨씬 점잖고 부드러워졌다.

일간지 뉴욕타임스 7일자는 예비후보들이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발견한 토론회였다고 평가했다. 예비후보들은 세금감면, 해외 군사개입 자제, 정부기능 축소 등 공화당의 전통적 정책에 이구동성으로 동의를 표시했다.

토론회에서 예비후보들은 CNN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한 뒤 상대 예비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CNN은 선두주자인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집중공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특정후보에게 질문을 집중시키는 것을 금지했다.

부시는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큰 실수는 범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종종 말이 엉켰고 표정도 부자연스러워 분위기를 압도하지 못했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로더는 부시가 소심한(timid) 방어위주의 선거운동으로 일관함으로써 그가 왜 다른 예비후보들을 현격한 차이로 따돌리고 여론의 지지를 얻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예비주자 오린 해치 상원의원은 부시가 정치인으로서 경험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내 밑에서 8년 동안 부통령을 한 뒤에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토론회의 최대 스타는 국무부 관리 출신의 예비후보 앨런 키스. 예비후보 중 유일한 흑인으로 토크쇼 사회자로도 활동한 그는 유창한 말솜씨를 과시하며 청중을 사로잡았다.

토론회 후 CNN의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발표력 판단력 호감도 지도력,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 등 모든 항목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점수를 받았다.

CNN의 정치평론가들은 부시의 상대적으로 빈약한 토론능력이나 키스의 약진 등이 부시를 맹추격하는 예비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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