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일본교육 3/흔들리는 대학]아리마 前문부상 인터뷰

  • 입력 1999년 10월 5일 19시 37분


일본의 대학개혁 움직임을 상징하는 것이 국립대 독립법인화 추진이다. 국립대를 국가관할에서 떼어내 ‘경영원리’에 맡기자는 것이다.

그동안 문부성은 “대학실정에 맞지 않는다”며 줄곧 반대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아리마 아키토(有馬朗人) 당시 문부상은 99개 국립대학장이 모인 자리에서 “국립대가 스스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법인화 추진 방침을 밝혔다.

법인화가 이뤄지면 대학은 △교수 채용과 급여수준 △학과나 전공의 개폐 △교부금 사용처 등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고 기부금도 직접 받아 쓸 수 있다.

반대로 국가공무원인 교직원의 신분이 흔들린다. 경영실적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도태될 수도 있다.

싸게 책정돼 있는 등록금이 뛰어 올라 학부모들의 반발을 받을 수도 있다.

문부성은 교직원 신분을 국가공무원으로 유지토록 하고 등록금도 현재 수준으로 억제하겠다고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약속을 지킬지는 아무도 모른다.

국립대 법인화는 두가지 취지에서 추진돼 왔다. 하나는 국립대를 21세기형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것. 또 하나는 정부가 2010년까지 국가공무원 25%를 삭감하겠다고 공약했으므로 국립대도 ‘성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법인화 논란이 어떻게 귀결될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국립대도 특권을 포기해야 할 때가 온 것만은 틀림없다.〈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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