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시황릉 발굴」 한몫 거든다

  • 입력 1999년 9월 7일 20시 00분


세계 8대 불가사의중 하나인 중국 센시성(陝西省)의 진시황릉(기원전 3세기·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그 불가사의의 해독에 우리 고고학계가 도전한다.

중국 유적 공동발굴을 추진해온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조유전)는 최근 중국 센시성 고고연구소로부터 진시황릉 발굴조사에 참관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아냈다. 아직 발굴 참여는 아니지만 중요한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문화재연구소는 현재 발굴 참여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성사되면 한국 고고학의 국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진시황릉은 74년부터 81년까지 일부가 발굴됐다. 현재는 발굴 중단 상태지만 중국 고고학계는 적당한 시기에 발굴을 재개할 계획이다.

74년 우물을 파던 농부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진시황릉은 말 그대로 거대한 지하 궁전.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규모와 출토 유물로 전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동서 485m, 남북 515m에 총면적 25만㎡(7만5000여평). 이 무덤을 만드는데 70만명이 동원됐다고 한다.

대표적 출토 유물은 흙으로 만든 실물 크기의 병사와 말 모양 인형(병마용·兵馬俑). 병사 8000여명, 말 500여필, 전차 130여량. 병사들은 제각기 다른 표정과 자세로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청동제 무기류, 공예품, 농기구 등도 발굴됐다.

현재 발굴된 면적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체를 발굴하려면 족히 수백년은 걸린다는 것이 고고학자들의 추정이다.

이같은 노력은 해외 발굴이나 외국 유물 보존처리를 통해 한국 고고학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욕에서 비롯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부터 매년 여름 한차례씩 몽골의 구석기유적을 발굴하고 있다. 문화재연구소도 내년부터 3∼5년간 매년 여름 러시아 아무르강 하류 선사유적을 발굴하기로 러시아과학원측과 합의했다.

한편 20세기초 중국 중앙아시아 유적 발굴에 열을 올렸던 일본은 터키와 이탈리아 등지로 눈을 돌린지 오래다. 올해 바티칸 시스티나성당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을 보존처리했을 정도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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