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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9월 3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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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총리로서는 첫 천황 예방이다. 이는 일본 정부가 최초로 김총리를 ‘고힌(公賓)’으로 초청한 데 따른 것.
○…김총리 부부는 이날 오전11시반 도쿄 도심에 있는 황궁에 도착해 황실 의전장의 영접을 받으며 접견실에서 30분간 아키히토 천황 부부를 예방했다.
김총리 부부는 이어 연회장인 호메이덴(豊明殿)으로 옮겨 천황 부부 등 40여명과 오찬을 함께 했다. 황실 관계자는 “호메이덴은 일반적으로 공식만찬이 열리는 장소인데 이날 오찬장으로 사용한 것은 김총리에 대한 배려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오찬에서 김총리 좌우에는 황후와 황태자비가, 맞은편 아키히토 천황 옆에는 박영옥(朴榮玉)여사가 앉았다. 이날 메뉴는 농어구이 닭고기볶음 등 프랑스식이었고 식사 중에는 일본 전통악대의 연주가 울려퍼졌다. 오찬에서 김총리는 통역없이 일본어로 대화했다.
○…김총리는 이날 영빈관에서 일본의 각계 인사 80여명을 초청해 다과회를 가진 데 이어 저녁에는 역대 일본총리 부부를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만찬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 하타 쓰토무(羽田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 등 전직총리 부부가 대거 참석해 김총리의 탄탄한 일본인맥을 과시했다.
김총리는 “한일 국교정상화를 생애중 무엇보다 보람된 일로 생각한다”며 “30대 후반이던 저의 파트너들은 대부분 원숙한 국사(國士)적 지도자들로 그분들의 지도력에 힘입은 바 컸다”고 말했다.
〈도쿄〓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