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약탈 외규장각문화재 52점 더있다"…이진명교수 공개

  • 입력 1999년 8월 30일 19시 16분


1866년 병인양요때 프랑스가 약탈한 외규장각 문서에 대한 한불(韓佛)양국의 반환협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재불 한국인 역사학자가 약탈 문화재를 추가로 확인해 공개했다.

이에 따라 9월23일 파리에서 열릴 예정인 반환협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프랑스 리옹3대학 이진명(李鎭明·53·한국학)교수는 30일 그동안 확인된 의궤(儀軌) 297권 외에 고문서 43권, 지도 1점, 천체도 1점, 족자 7점이 약탈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프랑스군이 약탈 당시 작성한 목록에 ‘큰 가철서(假綴書)’ 300권(모두 의궤로 추정), ‘작은 가철서’ 9권, ‘흰색 나무상자에 들어있는 작은 책’ 31권 등 모호하게 기록돼 지금까지 고문서 340권 중 조선왕실 관련 행사의 의례 등을 담은 의궤 191종, 297권만이 당시 약탈된 문서로 확인된 상태였다.

추가 확인된 고문서는 모두 인쇄본으로 조선왕실의 족보를 담은 선원계보기략(璿源系譜記略) 3권, 조선국왕들의 글을 모아 엮은 열성어제(列聖御製) 26권, 열성어제로 추정되는 2권, 열성어제편 2권, 열성어제목록 2권, 조선말 김조순의 문집인 풍고집(楓皐集) 8권 등이다.

또 17세기초 조선인이 만든 동아시아지도인 천하여지도(天下輿地圖) 1점과 별자리를 돌에 새겨 탁본한 천상열차분야지도(天上列次分野之圖) 1점, 사도세자의 글씨가 담긴 무안왕조비명(武安王朝碑銘) 등을 탁본해 제작한 족자 7점 등이 확인됐다.

이 교수는 “프랑스군이 만든 목록을 근거로 그간 고문서 340권과 기타 문화재가 약탈됐을 것으로 막연히 추정해 왔으나 의궤 외에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프랑스 국립도서관 현장 조사와 1890∼1892년 조선에서 통역사로 일한 프랑스인 쿠랑이 1894∼1896년 발간한 ‘조선서지’ 등을 분석해 목록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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