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측근 6인방」 러 「쥐락펴락」…총리경질 관여

  • 입력 1999년 8월 17일 19시 19분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오랫동안 신임한 측근은 7년간 사유화 과정을 지휘한 아나톨리 추바이스 제1부총리. 하지만 추바이스는 9일 사전 면담약속을 하고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옐친 패밀리’의 방해때문이었다. 세르게이 스테파신총리의 경질을 막아보려했던 그는 총리와 함께 자리를 잃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23일자)에서 옐친 주위에서 인의 장막을 치고 있는 ‘옐친 패밀리 6인방’을 소개했다.

실세중 실세는 옐친의 차녀인 타티야나 디야첸코. 96년 대선시 홍보책임자로 아버지의 승리에 큰 도움을 줬다. 크렘린 궁에 입성한 뒤 모든 정책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다음 실세는 발렌틴 유마셰프 전 대통령행정실장. 1년반 동안 행정실장을 지낼 때에는 아들이 없는 옐친 대통령의 아들 노릇을 했다. 옐친 대통령을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이 두 사람뿐이라는 말도 있다.

알렉산드르 볼로쉰 현 행정실장도 패밀리의 일원이다.

대기업과 언론을 소유한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전독립국가연합(CIS)사무총장은 옐친의 돈줄이나 마찬가지다. 크렘린궁의 재무담당 파벨 보로딘도 패밀리의 일원. 두 사람은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 옐친 패밀리의 부패혐의는 앞으로 러시아 정국의 뇌관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패추방을 내걸고 ‘조국―모든 러시아 당’을 이끌어온 유리 루슈코프 모스크바 시장은 17일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총리를 당총재로 영입, 기세를 올리고 있다. 옐친패밀리가 연방보안국(FSB)국장 출신의 블라디미르 푸틴을 총리로 택한 것은 이같은 미묘한 정국 변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볼 수 있다.

옐친 패밀리는 최근 ‘옐친이후’ 전략 짜기에 바쁘다. 비상사태를 선포, 총선과 대선을 연기한 다음 정권재창출을 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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