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요타自 사장, '낚시 경영론' 화제

  • 입력 1999년 8월 15일 18시 44분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조 후지오(張富士夫·62)사장은 일본 재계에서 알아주는 바다낚시광. 젊었을 때는 밤새워 낚시를 하고 바로 출근하는 일이 많아 회사에서 ‘조 스태미나’란 별명을 얻었다.

조사장은 취미인 낚시를 통해 ‘낚시 경영론’이란 독특한 경영철학을 다듬었다. 그는 올해 6월 도요타자동차 사장으로 승진, 사실상 경영전권을 장악했다. 오쿠다 히로시(奧田碩)도요타자동차 회장은 일본경영자단체연맹 회장을 맡게 되면서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조사장이 즐겨 말하는 낚시경영론의 요체는 밀물 썰물의 원리와 기다림의 중요성이 낚시에서나 경영에서나 모두 통한다는 것.

그는 도요타자동차를 둘러싼 현재 환경이 썰물(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장기불황으로 지난해 도요타의 일본내 자동차 생산대수는 20년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국제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조사장은 “썰물 다음에는 언젠가 반드시 밀물이 올 것이므로 밀물에 대비한 준비를 지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같은 철학에서 생산설비를 축소하는 대신 오히려 미래의 증산에 대비, 생산력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도요타의 경쟁력을 결정적으로 끌어올린 생산방식인 ‘JIT(Just In Time)’의 숨은 공로자다. JIT는 원부자재가 입하되자 마자 생산라인으로 보내 사용함으로써 재고를 제로로 만드는 생산방식. 하청업체와 긴밀한 네트워크가 구축되지 않으면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생산방식이다.

조사장은 부품업체를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현장직원을 교육했다. 오쿠다회장과 조사장의 성격은 대조적이다. 최근 미국식 자본주의 추종자 등에 대한 통렬한 비판으로 화제를 모았던 오쿠다는 거침없이 할 말을 하는 스타일. 반면 조는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남의 말을 듣기를 좋아하며 신중하다. 판이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일본 재계에서 ‘환상적 콤비’로 불릴만큼 사이가 좋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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