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재건「新마셜플랜」추진…30일 40國대표 국제회의

  • 입력 1999년 7월 29일 18시 38분


10여년간 보스니아 내전과 코소보사태 등을 거치며 피폐해진 발칸반도 일대 국가에 활력을 넣기 위한 ‘신(新)마셜 플랜’이 본격 추진된다.

30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에서는 미국 등 선진 7개국을 비롯해 러시아 유럽연합(EU) 회원국, 발칸반도 일대 10개국 등 40여개국 대표가 참석하는 국제회의가 열린다. 지난달 미국 일본 캐나다 EU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이 맺은 ‘동남유럽 안정협약’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다.

‘사라예보 정상회의’에서는 발칸반도 경제재건 방안과 함께 △서구식 민주화와 개혁 △각국간 평화공존 방안 △소수민족의 권리보호 문제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AFP 등 외신이 29일 전했다.

지원업무를 맡을 상설기구를 그리스 살로니카에 설치하는 문제도 협의된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마셜 플랜이 2차대전 후 유럽을 부흥시켰던 것처럼 이번 사라예보회의는 발칸반도 일대 국가를 재건시켜 이들 국가를 유럽의 주류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마셜 플랜’의 지원 규모는 총 30억∼50억달러. EU 15개국이 초기에 5억1000만달러를 지원하는 등 지원금의 대부분을 서유럽 국가가 부담한다. 유럽 선진국은 당분간 해마다 국내총생산의 2%를 지원금으로 내놓을 전망이다.

지원대상국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 공습 당시 NATO군에 영토와 영공을 개방했던 알바니아와 마케도니아가 우선적으로 지원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유고연방 세르비아공화국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전범으로 기소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은 이 회의에 초청받지 못했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은 발칸반도의 중앙에 있는 유고의 육상 및 해상수송로를 회복하는 것이 발칸반도 경제회복에 필수적이라며 밀로셰비치에 반대하는 유고 내 일부 시(市)에 대해서는 지원하자고 주장한다.

세계은행 유럽 및 중앙아시아 담당 부총재 조하네스 린도 “유고가 경제회복의 한 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밀로셰비치가 권좌에 있는 한 유고를 지원할 수 없다는 미국의 태도는 강경하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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