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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23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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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는 한국의 대북정책은 미국을 통해서만 북한의 의도와 움직임을 파악하고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그러나 북―미 고위급회담이라도 정상적으로 열린 것은 일단 긍정적 사태전개라고도 볼 수 있다. 북한이 대화의 문호를 조금은 열어놓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23일 북―미 고위급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담 후에도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추가발사실험 움직임과 서해 남북한 교전 등 한반도 현안이 폭넓게 논의된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회담의 북한측 대표인 김계관(金桂寬)외무성 부상이 회담에 앞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개방적 태도를 보인 것이 이를 시사한다.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담은 특히 북한이 미사일카드를 미국에 본격적으로 내미는 자리가 될 것으로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이 분석했다. 미국이 북한측에 이번 회담을 서둘러 제의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추가발사실험 움직임을 강력히 경고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같은 경고 메시지에 대해 북한측은 오히려 미사일카드를 제시할 것이 확실시된다는 것이다.
이번에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추가발사실험을 중지시키기 위해 북한 외무성 강석주(姜錫柱)제1부상과 회담하기를 원했으나 북한측은 김계관을 내보냈다고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따라서 앞으로 재개될 북―미 미사일 회담도 김계관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통들은 내다봤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