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창리 위성사진 공개] 北-美 核의혹 논란 증폭 가능성

  • 입력 1999년 5월 19일 06시 54분


일본의 NHK방송이 18일 북한 금창리핵의혹시설에 대한 위성촬영사진 등 관련자료를 공개함에 따라 금창리 시설의 성격규명을 위해 이날 북한에 들어간 미국 현장조사단의 조사결과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NHK가 보도한 미국 국방당국의 자료는 핵개발 의혹이 제기돼온 금창리 시설의 규모와 면모를 구체적이고 소상하게 담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금창리 시설에 대한 의혹은 지난해 8월 미국 뉴욕 타임스지의 보도를 통해 처음 제기됐다. 미국은 그 후 ‘이 시설이 핵개발에 관련돼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밝혀 왔으나 그 증거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공식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그러나 금창리 시설이 완성단계에 접어 든 사실이 이번에 구체적으로 드러남에 따라 미국의 문제제기가 막연한 의혹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물론 북한은 미국의 금창리 조사를 허용하면서도 이 시설이 핵 관련 시설은 아니라고 강변해왔다.

NHK가 미국측 자료를 입수한 경위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미국의 금창리 현장조사에 맞춰 의혹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일본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은 금창리 문제가 이번 현장조사에서 쉽게 정리될 만큼 간단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이번 현장조사가 금창리 의혹을 해소하는 전기가 아니라 오히려 북한과 미국간의 논란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아무튼 미국의 현장조사단은 핵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전문인력으로 첨단장비까지 갖추고 있는 만큼 금창리 시설이 과연 핵시설인지, 아닌지는 이번에 어느정도 판가름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한미일 3국이 추진할 대북정책의 풍향과 한반도 정세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국제사회가 숨을 죽이고 이번 조사를 주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