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온라인 통신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과 최근 세계 최대의 케이블TV회사로 부상한 AT&T가 양 업계를 대표하는 경쟁의 주역.
이들 기업은 각자 필요한 원군을 업무제휴 지분인수 등을 통해 끌어모으며 기세싸움을 벌이고 있다.
11일 인터넷TV(일명 웹TV)서비스를 위해 뭉친 ‘AOL 연합군’은 위성방송 전자 PC제조 PC통신 등 4대 세력연합.
위성방송업체인 디렉TV는 디지털프로그램을 맡는다. 필립스는 기존 전화선이나 고속 디지털가입자라인(DSL)을 통해 인터넷과 연결할 수 있는 인터넷TV송수신장치(셋톱박스)의 하드웨어부분을, 네트워크컴퓨터는 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게 된다. 주축군인 AOL은 고객유치 담당인 셈이다. 현재 미국내 가입자만 1천7백만명이어서 이들 대부분을 웹TV 시청자로 끌고 갈 수만 있다면 차세대 통합통신시장을 장악할 것이 유력하다.
셋톱박스는 디지털신호를 영상 및 음성신호로 변환시켜주는 장치로 디지털TV와 전화 고속인터넷을 통합 중계할 수 있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눈독을 들여온 분야.
이보다 한발 먼저 6일 확정된 세력이 ‘AT&T 연합군’.
미국의 장거리전화회사 겸 케이블방송업계의 거인 AT&T, 세계의 PC운영체제를 장악한 마이크로소프트(MS), 케이블TV방송사인 미디어원과 컴캐스트가 손을 잡았다.
MS는 인터넷TV 송수신장치의 핵심에 해당하는 운영체제(OS)인 윈도CE를 제공한다. MS는 AT&T에 50억달러를 투자하고 AT&T는 셋톱박스 5백만대에 윈도CE를 채용한다. 미 케이블TV가입자의 60%이상을 확보한 AT&T는 케이블TV업계의 4위인 미디어원은 물론 역시 케이블TV업체인 컴캐스트와도 제휴함으로써 ‘AOL 연합군’보다 전력상 우위에 선 것으로 분석된다.
AOL과 AT&T의 신경전은 2월 케이블TV업체 ‘미디어원’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불거졌다.
당초 MS는 AOL과 손잡고 ‘반 AT&T연합’을 구축하기 위해 케이블TV업체인 컴캐스트가 미디어원을 인수하는 데 지원했다. 그러나 AT&T가 ‘MS의 운영체제를 선택하겠다’고 제안하자 간단히 입장을 바꿔 버렸다.
AT&T가 미디어원 그룹 인수에 성공하고 인터넷 고속접속 사업에 대한 배타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부터 AOL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13일 AOL이 ‘연합군’에 대한 반격을 개시하면서 4월말부터 약세를 보여온 AOL의 주가는 8.6%의 상승을 기록했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