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인수 LG그룹―美·佛보험사등 3파전 압축

  • 입력 1999년 4월 21일 19시 24분


대한생명 인수 후보가 LG그룹과 미국의 메트로폴리탄생명보험과 프랑스 보험사인 AXA 등 3개사로 압축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와 재계에 따르면 당초 대한생명 인수의향을 밝힌 국내외 8개 투자자들 중 5개사는 인수의사를 철회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이처럼 3파전이 될 전망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입찰제안서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진 이들 3개사가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LG―외국사 합작협상이 관건〓금감위측은 다음달 8일 입찰제안서를 받아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2개사를 선정, 협상을 벌인 뒤 늦어도 상반기까지는 최종 인수자를 확정한다는 방침.

이에 따라 국내업체 중 유일하게 입찰참여의사를 밝힌 LG로서는 메트로폴리탄과 AXA 양사를 대상으로 합작협상을 벌이고 있다. 어느쪽이 우선협상대상에 포함되더라도 LG가 대한생명인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기 위한 것. 다만 외국 보험사들이 대한생명의 경영권을 고집하고 있어 협상은 아직 큰 진전이 없는 상태.

LG 관계자는 “대한생명을 실사한 결과 부실규모가 당초 2조9천억원에서 3조2천억원으로 늘어났다”며 “반도체 빅딜로 자금이 들어오면 좀더 공격적으로 인수전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트로―AXA 대생 놓고 접전〓국내 보험시장 진출을 놓고 메트로폴리탄과 AXA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메트로폴리탄은 이미 작년부터 인수방침을 정하고 실사까지 마친 상태. 그러나 최근 세계 최대보험사인 AXA가 인수전에 뛰어들자 잔뜩 긴장하고 있다.

AXA는 동부생명 지분 50%를 보유해 국내업계에도 잘 알려져 있는 보험사.

▽롯데 왜 철회했나〓막강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어 강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롯데는 실무선에서 인수를 적극 추진해왔으나 신격호(辛格浩)회장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끝내 포기했다는 후문.

신회장은 대한생명의 순자산부족액이 3조원에 이르는 점에 대해 “제조업이라면 벌써 망했어야 할 기업이다. 빚 많은 회사는 곤란하다”며 인수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는 것.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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