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梨大장애학생환담]『이웃집 할머니』환호

  • 입력 1999년 4월 20일 19시 55분


『와아….』

20일 오후 3시20분경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들어서자 2층과 3층에 있던 학생들로부터 환호성과 박수가 일제히 터져나와 건물 밖에까지 울려퍼졌다.

여왕이 1층 시설을 둘러보는 동안 지하 1층 휴게실에서는 ‘특별한 손님’들이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여왕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별한 손님’은 바로 ‘여왕과의 티타임’에 초대받은 4명의 장애학생.

교정시력이 0.1에 불과한 이지현(24·사회복지4), 소아마비 3급 장애인인 김향미(22·사회복지학부4), 시각장애인인 김예진(20·특수교육3), 청각장애인인 최후림양(최후림·20·시각디자인1년)이 그들. 앞이 전혀 안보이는 예진양은 안내견 ‘새미’도 데리고 왔다.

여왕이 들어서자 도수 높은 특수안경 때문에 가뜩이나 남들보다 눈이 커보이는 지현양의 눈은 더욱 커졌다.

다소 긴장됐던 분위기는 이웃집 할머니같은 여왕의 다정한 태도에 조금씩 풀어졌다.

어릴 때부터 개를 무척 좋아해 직접 애완견을 키우고 있는 여왕은 예진양에게 “무슨 종류냐” “개가 수업시간에는 얌전하냐”고 물었다. 예진양이 “골드 리트리버종”이라며 “영국에서 인도견 훈련을 받았는데 무척 영리해 수업중에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고 대답하자 여왕은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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