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베를린 천도]舊수도 본 「과학도시」로 육성

  • 입력 1999년 4월 18일 20시 48분


“본은 ‘신데렐라’다. 그리고 시계 바늘은 점점 자정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까지 수도 역할을 해온 본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공무원은 본의 운명을 이렇게 묘사했다.

9월 베를린으로의 천도(遷都)작업이 완료되면 곧 평범한 도시로 되돌아가고 말 것이라는 섭섭함이 깔려 있다. ‘재투성이 아가씨’로 되돌아가고 만 신데렐라처럼.

본의 월급생활자 중 65%가 공무원. 베를린으로 수도를 옮길 경우 공직을 포함해 2만2천5백개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독일 연방정부는 94년 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약속한 ‘본 베를린 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 따라 본은 28억마르크(약 1조9천6백억원)의 보상기금을 받게 된다.

또 연방정부는 본 시민의 일자리를 보장하기 위해 보건, 과학기술 등 7개 부처는 베를린 천도 후에도 한동안 본에 남겨 놓기로 했다. 현재 베를린에 있는 정부 산하기관중 일부는 본으로 옮겨 7천5백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할 계획.

본은 또 보상기금의 절반이 넘는 16억마르크(약 1조1천2백억원)를 과학기술 분야에 투자, ‘과학 도시’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본〓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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