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완구시장 해즈브로「퍼비」-매텔「바비」1위다툼

  • 입력 1999년 4월 18일 20시 48분


‘미국 완구업계의 챔피언 자리를 탈환하라.’

미국 2위의 장난감제조회사인 해즈브로가 최근 ‘퍼비’와 ‘텔레토비’ 등 자사제품 인형의 인기에 힘입어 1위자리 탈환에 나섰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지가 15일 보도했다. 한때 경쟁사인 매텔에 인수합병될 뻔 했을 정도로 회사사정이 어려웠던 해즈브로가 새로운 경영전략과 신제품의 활약으로 1위인 매텔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

해즈브로는 매텔과 함께 미국 완구시장을 분점해온 양대산맥. 매텔의 주요제품인 바비인형 배추인형 등이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인 반면 해즈브로는 스타워스인형 등 남자아이들을 위한 인형을 주무기로 삼고 있다.

해즈브로는 병정인형인 ‘지아이 조(G.I.Joe)’와 변신로봇인 ‘트랜스포머’의 인기로 80년대 한때 미 완구시장을 제패했으나 매텔의 끊임없는 추격에 밀려 90년대 1위자리를 내줬다. 96년에는 매텔에 인수될 위기까지 겪었다.

해즈브로를 침체에서 구한 사람은 앨런 핫센펠드 회장. 그는 장난감을 자사연구소에서만 개발하던 기존 방식을 버리고 타사 인기상품의 독점생산판매권을 사들이는 등 새로운 경영전략을 도입했다.해즈브로는 외국회사와의 합작투자도 늘렸다.

실제로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해즈브로의 효자상품은 이 회사 자체의 개발품이 아니다. 텔레토비는 영국 BBC방송의 인기캐릭터이고 퍼비는 지난해 인수한 타이거일렉트로닉스의 개발품.

사업성공에 힘입어 올들어 해즈브로의 주가가 매텔의 주가를 추월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해즈브로의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40억달러(약 4조9천억원)를 기록해 미 완구업계 1위자리를 탈환할 전망이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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