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피자」창업자, 가톨릭법과대학 세운다

  • 입력 1999년 4월 18일 19시 52분


도미노 피자 회사의 창업자 톰 모너건이 5천만달러(약 6백10억원)를 들여 가톨릭법과대(로스쿨)를 설립한다.

작년 9월 종교생활에 전념하고 싶다며 보유지분을 10억달러(약 1조2천2백억원)에 팔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인물이다.

그는 “요즘 변호사들은 오로지 승소하는데만 급급할 뿐 도덕성을 잃어버렸다”며 “내가 만들 법과대는 승소보다 도덕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진리를 깨우쳐 줄 것”이라고 대학설립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종교생활을 위해서라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던 미국의 재계인사들은 이제사 ‘그랬었구먼’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모너건은 전통적인 가톨릭 교리와 여느 로스쿨의 강의과목을 결합해 독특한 커리큘럼을 만들 생각이다. 가톨릭 교리가 현대의 법률을 보완해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도덕성을 갖춘 변호사는 의뢰인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한다. 미시간주 앤 아버에 설립될 이 학교의 교명은 지극히 가톨릭적인 ‘아베 마리아’다. 2000년 가을학기에 문을 연다.

모너건은 이 학교를 가톨릭 변호사의 사관학교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재정지원을 할 작정이다. 모너건은 이미 버나드 도브란스키, 로버트 보크, 안토닌 스칼리아 등 쟁쟁한 이들을 교수진으로 초빙했다.

하지만 그는 낙태를 찬성하는 학자도 교수요원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혀 정통 가톨릭 교리와 어긋나는 면모를 보였다.

피자헛이 지배해온 업계에 뛰어든 도미노 피자는 모너건의 탁월한 경영전략 덕분에 순신간에 급성장했다. 배달전문업체로 승부를 걸었고 대성공을 거두었다.

피자업계에서 발휘된 모너건의 탁월한 일솜씨가 대학에서는 어떻게 발휘될 것인지 궁금하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