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립공원「비버」와의 전쟁…『1백년된 벚나무 훼손』

  • 입력 1999년 4월 12일 19시 51분


미국 워싱턴 국립공원 당국이 ‘비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전쟁은 7일 1백년 가까이 된 벚나무가 훼손된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비버의 범행이란 것은 나무에 남겨진 날카로운 이빨 자국을 통해 금세 밝혀졌다.

비버는 북미와 유럽지역 한대림에 사는 동물로 이빨로 잘라낸 나무에 흙을 섞어 하천을 막고 그 둑 안에 집을 짓고 사는 습성을 지녔다.

그런데 벚나무 껍질은 비버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라고 한다. 워싱턴에는 일본이 보낸 1천6백그루 등 3천그루의 벚나무가 있다.

공원측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비버의 공격으로 일주일새 4그루가 쓰러졌고 5그루는 심하게 훼손됐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비버를 생포하는 10가지 방법’이란 기사를 통해 환경론자인 앨 고어부통령을 중재자로 파견하는 안, 지상군투입 등을 제시하는 익살을 부렸다. 공원측은 마침내 10일 덫으로 2마리를 생포했지만 다음날 또 다른 비버가 목격됨에 따라 비버소탕 대책을 마련중이다.

이에 따라 벚나무보호론자와 비버보호론자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다. CNN 여론조사 결과 ‘비버 보호’지지는 26%, ‘벚나무 보호’는 74%로 나타났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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