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경씨 아들 원명씨 제3국 갈수도

  • 입력 1999년 3월 24일 19시 14분


태국의 수린 피추완 외무장관은 24일 전 북한대사관 과학기술참사관 홍순경씨 일가 납치사건에 대한 수사가 끝날 때까지 홍씨의 차남 원명씨를 북한측에 인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원명씨도 북한측의 억류에서 풀려난 직후의 기자회견에서 “북한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던 것과는 달리 부모와 재회한 뒤에 심경변화를 일으켜 ‘제삼국행’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명씨는 23일 기자회견후 태국 외무부 이민국 보호소에서 부모와 재회했으나 “부모와의 대화에서는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지 않았다”고 태국 민영방송 iTV가 보도했다.

수린장관은 또 홍씨가 태국산 쌀 수입과정에서 북한정부를 속였다는 북한측주장이 타당한지, 홍씨 부부가 정치적 망명자로 간주돼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홍씨 부부의 출국을 허가하기 이전에 이민당국이 태국법에 따라 이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태국당국은 홍씨 일가 납치사건에 관여한 북한인 4명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태국 옹 아트 클람파이분 외무장관 보좌관은 “흔적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이들이 다른 6명의 북한인과 함께 납치사건에 가담하기 위해 외부에서 왔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들을 찾기 위해 국경검문소들이 경계태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태국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한 이들 4명은 인도네시아에서 태국으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홍씨 일가 납치에 관여한 북한 외교관 6명이 26일 오전까지 출국하게 됨에 따라 현지 북한대사관은 사실상 폐쇄 위기에 처했다.

〈권기태기자·방콕연합〉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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