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訪韓 이모저모]洪외교『韓美입장 같아 기분좋다』

  • 입력 1999년 3월 10일 07시 34분


8일 밤 방한한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은 9일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과 조찬을 겸한 회담을 가진데 이어 오후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면담한 뒤 곧바로 일본으로 떠났다.

○ …이날 오후3시부터 청와대에서 열린 김대통령과 페리조정관의 면담은 당초 예정시간보다 40여분이 길어진 1시간45분이나 걸려 상당히 심각한 대화가 오갔음을 짐작케 했다. 청와대측은 지난해 12월 페리조정관 방한 당시 두 사람의 대화내용을 공개했다 페리조정관측으로부터 항의를 받은 전례 때문인지 짤막한성명만을 공개한 뒤 대화내용은 함구했다.

○ …페리조정관은 이날 아침 서울 한남동 외교통상부장관 공관에서 홍장관 임동원(林東源)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과 조찬회담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홍장관은 페리조정관과 조찬을 하기에 앞서 최근 국내에서 논란을 빚은 페리조정관의 저서 ‘예방적 방위(Preventive Defense)’의 개념에 관해 “전쟁억지력을 말하느냐”고 가볍게 물었다. 페리조정관은 “예방적 방위란 전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예방약”이라며 “과거 냉전 당시 소련의 전쟁억지를 위해서는 대규모의 군사력이 필요했으나 새 시대에는 전쟁의 위험을 사전에 줄이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회담이 끝난 뒤 홍장관은 “양측의 시각이 너무나 똑같아 정말 기분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서너차례나 반복, 그동안 한미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춰진데 대해 무척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페리조정관은 회담을 마치고 곧바로 서울 시내모처로 이동, 서울포럼의 한승주(韓昇洲)고려대교수 및 김경원(金瓊元)사회과학원장과 만나 대북정책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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