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반쪽의 삶]국제기구「우먼 파워」

  • 입력 1999년 3월 7일 19시 55분


‘세계는 넓고 여성들이 할 일은 많다.’

지구촌 곳곳에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여성이 많지만 국제기구로 눈을 돌려보면 59억 지구촌 식구의 건강과 권익 교육 등을 향상시키기 위해 맹렬히 뛰고 있는 여성 지도자도 많다.

대표적인 인물은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그로 할렘 브룬틀란(59). 브룬틀란 사무총장은 81년 마흔을 갓 넘긴 나이로 노르웨이 총리에 선출돼 당시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총리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정치인.

브룬틀란 사무총장은 지난해 10월 담배규제를 위한 국제협약을 임기중 최우선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혀 전세계 담배업체들을 긴장시킨 뒤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도 담배의 유해성을 경고하는 등 ‘담배와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8년째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을 이끌고 있는 오가타 사다코(緖方貞子·61)는 소외된 이들을 끌어안는 ‘세계 난민의 어머니’. 70년대 말 일본 최초의 여성유엔공사를 담당했던 오가타는 91년 유엔난민고등판무관에 취임했다.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을 직접 찾아다니며 난민구호사업을 펼쳐온 그는 능력과 열정을 인정받아 93년 임기 5년의 고등판무관에 재선됐으며 지난해 9월 또다시 임기를 2년 연장받았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인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대통령(54)도 여성지도자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로빈슨은 96년 6월 세계 인권 파수꾼의 역할을 맡기 위해 대통령직을 스스로 내놓았을 만큼 인권신장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

국제적십자사연맹의 아스트리드 누클레비 하비베르그총재(61)도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맹렬 여성. 하비베르그총재는 국제적십자사연맹이 창설된 지 78년만에 등장한 첫 여성 총재다.

이밖에 유엔아동기금(UNICEF) 최초의 여성사무총장인 캐럴 벨러미, 유엔여성기금(UNIFEM)의 노엘린 헤이저 사무총장, 유엔인구기금(UNFPA)의 나피스 사디크 사무총장 등도 국제기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한 여성 지도자들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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