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경제 교육 철저히 받겠다』…IBRD 프로그램

  • 입력 1999년 3월 3일 19시 46분


세계은행(IBRD)이 후원하고 유엔개발계획(UNDP)이 주관하는 북한 경제관료 대상의 시장경제 교육이 빠르면 다음달 안에 평양에서 실시될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이 교육은 당초 중국 상하이(上海)대학에서 실시키로 했으나 IBRD와 북한은 최근 북한측 요구로 재협상을 벌여 교육장소를 평양으로 바꾸는 데 합의했다고 IBRD의 한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사실이 미국 국무부에도 통보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교육장소를 평양으로 하자고 요구한 데 대해 IBRD도 놀라고 있다”며 “장소변경의 배경은 알 수 없으나 좀더 많은 관료들을 교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BRD가 추진중인 교육 프로그램은 북한 조선중앙은행과 경제부처 국장급 이상 간부들을 30명 정도씩 3개월 과정에 차례로 입교시키는 것. 다만 북한은 IBRD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교육은 북한에서 활동중인 UNDP가 주관하며 교육내용에 따라서는 한국에서도 전문가를 파견해 북한의 경제개발을 측면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휴스턴 라이스대 채수찬(蔡秀燦)경제학교수도 “장 세베리노 IBRD부총재로부터 교육장소가 북한으로 바뀌었다는 말을 들었다”며 “평양의 김일성대학 또는 인민경제대학 가운데 어디에서 교육을 할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채교수는 “이런 지원은 북한의 시장경제 도입을 위한 지적 인프라 구축작업의 하나로 볼 수 있다”며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정책 동향은 통일문제에서 북한 개발지원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교육장소를 평양으로 바꾸는 등 적극자세를 보이는 것은 IBRD나 국제통화기금(IMF)에 가입하려면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원리와 국제회계기준, 통계처리방법 등을 미리 습득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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