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美재무副장관『한국 5대그룹 구조정정 미흡』

  • 입력 1999년 2월 25일 07시 59분


로렌스 서머스 미국재무부 부(副)장관은 24일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을 만나 “금융 등 다른 분야의 구조조정 노력에 비해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듣고 있다”며 한국정부가 재벌개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방한한 서머스 부장관은 또 “선박 철강 반도체 등의 중복설비문제는 한국자체의 문제일 뿐만아니라 국제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중복설비의 해소를 요구했다.

이위원장은 이에 대해 “5대그룹의 경우 동일인과 동일계열여신한도의 강화 상호지급보증금지 부채비율 연내 200% 이내 감축 등 제도적 장치를 모두 갖춘 만큼 재무구조개선약정대로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위원장은 “과잉설비문제도 시장기능에 따라 경쟁력 있는 기업만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만큼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머스 부장관이 금융구조조정비용이 충분한지에 대해서 의문을 나타내자 이위원장은 “경제여건이 호전되고 있어 구조조정재원은 64조원정도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한편 서머스 부장관은 “한국이 짧은 기간에 놀라운 구조조정 성과를 거둬 다른 나라의 구조조정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며 5대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의 구조조정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경제가 호전되고 금리가 떨어질 경우 기업의 구조조정노력이 이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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