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 금융불안 우려 확산…관영언론 잇단 경고

  • 입력 1999년 1월 21일 07시 10분


중국의 금융시스템에 잇따라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14일 광둥(廣東)국제투자신탁공사(GITIC)가 파산한 데 이어 중국 관영매체들이 잇따라 금융부문의 부실을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의 이같은 경고는 ‘민간금융기관의 경영부실은 정부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당국의 의지를 거듭 강조하는 것으로 앞으로 부실 금융기관이 연쇄 도산할 전망이다.

중국경제시보는 20일 “중국의 금융부문에 잠재하고 있는 위험이 이미 경제발전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어 최악의 경우 국민경제에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주관으로 발행되는 이 신문은 “96년말 20%였던 중국 4대 시중은행의 불량채권비율이 점차 높아져 일부 성(省)에서는 30%를 넘었다”고 진단했다. 은행의 재무구조는 주요 대출대상인 국유기업이 경영악화로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함에 따라 점차 악화됐다.

중국의 관영영자지 차이나데일리도 19일 “정부의 금융부문 감독강화 의지는 분명하다”며 “14일 국무원을 통과한 ‘규정위반 처벌강화’ 조례는 위규행위를 밥먹듯 해온 금융기관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실이 누적된 금융기관들은 당국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최근 외국은행으로부터 돈줄이 막히고 외환차입비용이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금융불안에 따라 중국 위안화 환율은 20일 상하이(上海)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8.2815를 기록해 ‘심리적 마지노선’인 8.2800 이상으로 오르면서 평가절하의 우려를 낳았다. 위안화는 전날 달러당 8.2787에 거래가 마감됐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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