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 「고요한 밤…」,180년전 오스트리아서 탄생

  • 입력 1998년 12월 23일 19시 04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캐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출생지는 어디일까.

이 노래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부근의 오베른도르프라는 마을의 한 작은 성당에서 태어났다. 지금의 이름은 ‘고요한 밤의 교회’지만 1937년까지는 성 니콜라우스 교회였다.

이 노래의 작사자는 교회 신부였던 요셉 무어, 작곡은 교회의 오르가니스트이자 음악교사인 프란츠 그뤼버다.

1백80년전이다. 잘츠부르크 출신인 무어는 이 교회 합창단장이 입양한 양자. 그뤼버는 이웃 마을인 아른스도르프에서 태어나 그 마을 교회에서 운영하는 학교 교장으로 있으면서 성 니콜라우스 교회의 오르간 반주를 맡고 있었다.

1818년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밤 무어는 ‘맑고 투명한 영감에 사로잡혀’ 시를 썼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구절마다 맨 앞에 넣고 영광 평화 부드러움 온순함 등 자연과 신의 은총과 사랑을 내용으로 엮어나갔다.

무어는 이 시를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 전날 그뤼버에게 주면서 작곡을 부탁했다. 그뤼버는 혼자 교회에 남아 오르간 건반을 두드리며 음악을 만들었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건반을 두드렸다’고 후일 말했다. 밤새 곡을 완성한 그는 아침에 부인과 아이들을 불러모아 노래를 불러 보게 했다. 아름다운 곡에 감동한 가족들은 얼싸 안았다.

그후 노래는 강을 오르내리는 어부들에 의해 퍼져나갔고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박람회장에 알려지면서 유럽대륙으로, 또 전세계로 알려진 계기가 됐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