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日방문중 끊임없는 공부 「눈길」

  • 입력 1998년 11월 30일 19시 30분


장쩌민(江澤民·74)중국국가주석이 ‘학구파’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영어와 일본어를 포함해 5개 외국어를 나름대로 구사하는가 하면 음악 미술 문학에도 조예가 깊다. 틈이 나면 자연스럽게 책을 편다.

5박6일간의 공식 방일을 마치고 30일 귀국한 장주석은 이번에도 ‘학구파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이다.

28일 도쿄(東京)에서 센다이(仙臺)로 향하는 신칸센 열차에서 장주석은 일본운수성 간부에게 “철도레일이 무척 안정돼 있다”며 신칸센의 모터가 직류인지 교류인지를 묻고 기관석에 가 직접 사진촬영을 하기도 했다.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을 구상중인 장주석이 기술도입 가능성이 있는 신칸센의 구석구석을 미리 봐두겠다는 뜻으로 보였다.

기술에 대한 그의 높은 관심은 27일 도쿄만의 인공섬을 방문했을 때도 나타났다. 그는 설명장소에서 5m 떨어진 곳에 전시된 터널굴착기에 다가가 날이 어느정도 날카로운지 유심히 만져봤다.

장주석은 29일 홋카이도(北海道)의 화훼농장에서는 한랭지에서의 비닐하우스 재배에, 젖소목장에서는 자동화된 최신 착유(搾乳)기술에 관심을 표시했다. 특히 화훼농장조합원 1백명이 연간 13억엔의 수입을 올린다는 설명을 듣고는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중일정상회담과 천황만찬 등을 통해 ‘일본의 과거’를 매섭게 추궁하고 30일 귀국을 앞두고도 아키히토(明仁)천황에게 전문을 보내 ‘역사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할 만큼 집요한 장주석.

그러나 덩샤오핑(鄧小平)의 뒤를 이어 개혁과 개방을 추구하는 주역답게 방일 기간 내내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을 잊지 않는 모습이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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