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對 유러貨, 내년 아시아서 「샅바싸움」

  • 입력 1998년 11월 22일 18시 21분


달러와 유러(Euro)간 ‘통화전쟁’의 승패는 아시아에서 결판난다.

내년 1월 유럽연합(EU)의 통합화폐인 유러의 출범과 함께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기축통화 경쟁전망에 대한 국제금융계의 분석이다.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은 전세계 외환보유액의 40.5%인 약 5천억달러. 따라서 이같은 ‘아시아 달러’의 향배가 두 화폐간 기세싸움을 좌우한다는 것.

세계 외환보유액의 통화별 구성은 달러가 56.4%, 마르크 프랑 등 유럽통화는 26%로 달러가 압도적으로 많다. 현재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 대부분 달러표시 채권. 이 가운데 얼마가 유러화표시 채권으로 바뀌느냐가 관심사다.

특히 올 9월 이후 미국금리가 세차례나 인하돼 달러에 대한 인기가 떨어질 경우 유러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러가 공식출범하기도 전인 올해에도 유럽 각국 정부와 기업은 매달 1백66억달러 규모의 유러화표시 채권을 발행하고 있으며 이중 상당부분은 일본 금융기관들이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지는 최근 “중국이 내년에 1천4백억달러의 보유외화를 유러로 전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유러가 내년에 출범해도 아시아 국가의 외환보유 형태가 갑자기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종 화폐의 불확실성’ 때문에 관망기간이 필요하다는 것.

또 아시아 지역에 투자된 자금을 빼서 유럽의 채권과 주식 등을 사는 경우 아시아의 성장여력을 빼앗는 부정적 효과도 있어 돈이 유럽으로 몰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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