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나홀로」 해외나들이…힐러리 어디있나?

  • 입력 1998년 11월 20일 07시 23분


“힐러리는 어디에 있나.”

일본 한국괌순방에나선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19일 오후 2시대통령전용기‘에어포스 원’ 편으로 일본 하네다공항에 도착, 트랩을 내려오는 순간 출영객과 이를 TV로 지켜보던 사람들은 힐러리(사진)의 얼굴을 떠올렸다. 클린턴대통령이 부인 힐러리를 동반하지 않은채 혼자였기 때문이다.

힐러리는 16일부터 허리케인 ‘미치’로 큰 피해를 본 중앙아메리카를 순방중이다. 그는 온두라스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등을 방문하며 전폭적 지원을 약속하는 등 ‘대통령 대역’을 하고 있다.

클린턴대통령은 19일 오후 아키히토(明仁) 일본천황 부처를 만난 자리에서 “힐러리가 같이 오지 못해 미안하다”며 “2백년만에 최악의 재난을 만난 중미를 방문하느라 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힐러리의 중미 방문기간이 클린턴의 아시아순방기간과 겹치게 된 것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라크사태 때문에 불발로 끝났지만 클린턴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11월17∼18일) 참석과 아시아순방 계획은 오래 전에 잡혀있었다.따라서같이 다닐 마음만 있었다면 얼마든지 일정조정이 가능했다는 것.

특히 클린턴대통령이 일본에 도착한 직후 미 하원에서 클린턴대통령 성추문사건과 관련한 청문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을 이번 클린턴 부부의 ‘따로 여행’과 관련시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편의 섹스스캔들’로 마음이 상할대로 상한 힐러리가 탄핵청문회가 열리는 기간에 남편과 함께 천연스럽게 해외를 여행할 뜻이 없어 일종의 ‘도피처’로 중미 순방을 택했다는 것.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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