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금리인하」선수치는 월街에 번번이 판정패

입력 1998-11-18 20:51수정 2009-09-2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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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의표를 찌르는 깜짝수로 월가를 효과적으로 통제해온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수가 월가에 뻔히 읽히고 있다.

연준이 17일 9월29일 이후 7주만에 세번째로 이자율을 인하한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날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발표직후에 잠깐 올랐다가 다시 하락세로 반등, 24.97포인트가 빠진 8,986.28에 마감됐다. 이자율이 내리면 통상 돈이 은행에서 증시로 몰리기 때문에 주가가 올라야 맞다.

그런데도 하락세로 돌아선 이유는 올해에 더이상 이자율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장세를 지배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18일 분석했다.

17일 이자율 인하에 따른 주가상승효과는 이미 전날에 반영됐다. 16일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91.66포인트 오른 9,011.25를 기록했다. 이것은 투자가들이 이미 다음날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이자율을 인하할 것을 예상한 측면도 있고 이자율을 낮추지 않으면 주가폭락이 올지 모른다고 압박하는 효과도 있었다.

미국을 세계금융위기의 영향으로부터 차단하기에 부심하고 있는 연준으로서는 또다른 주가폭락을 허용할 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시장이 연준을 끌고나가는 상황으로 역전된 것이다.

이것은 9월29일 1차 이자율 인하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이자율 인하에 따른 주가상승 효과가 전날까지의 장세에 반영돼 있어 당일에는 다우존스지수가 28.32 포인트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8일전인 9월21일 그린스펀 의장이 상원예산위원회에 출석, “우리는 우리가 가야할 곳을 알고 있다”고 말했을 때부터 이자율의 인하가 임박했다고 짐작하고 투자를 활발히 재개했다.

평소 모호한 그린스펀의 어법(語法)에 비춰볼 때 그 정도의 발언수위라면 단서가 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린스펀 의장의 연준이 월가의 투자가들보다 수가 낮아서 번번이 들키고 있다고는 보기는 어렵다. 미국내외 경제상황에 비춰 이자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외통수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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