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더드시대 36]美선 성금 1달러도 공개

  • 입력 1998년 11월 10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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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내가 낸 성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모르겠다’.

성금유용사건이 심심찮게 터지다보니 이런 의혹을 품는 사람이 많다. 1차세계대전 중 전쟁구호사업에 수백만달러를 낸 미국사람들도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1918년 이들은 미국자선정보국(NCIB)이라는 감시기구를 만들어냈다. 이 기구는 시민 등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며 평가대상 자선단체가 내는 기부금은 받지 않는다.

여기선 주요 자선단체의 사업운영을 감시하고 기부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평가대상은 전국 70만개의 단체중 전국을 대상으로 모금을 하는 복지단체 4백개.

평가기준은 △성금의 60% 이상을 실제 사업에 사용할 것 △이사회가 연 2회 이상 열려 사업진행을 살필 것 △공인회계사가 작성한 감사보고서를 이사회에서 승인받을 것 등 크게 보아 28종. 복지단체들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 7가지 등급으로 평가된다. 현재 2백40여개 단체가 기준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나있다. 일반인들은 평가결과를 인터넷사이트(www.give.org)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고 자세한 자료를 무료로 받아볼 수도 있다.

미국의 자선단체는 돈 낸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성금 사용내역을 1달러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한다. 돈 얘기만 나오면 ‘비밀’이라며 숨기기에 급급한 우리나라 대다수의 사회복지단체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화여대 강철희(姜哲熙·사회복지학과)교수는 “미국의 모든 사회복지단체는 운영주체인 운영위원회와 이사회가 일반 시민에게 열려 있다”며 “우리도 ‘투명한’ 단체에 돈을 몰아줌으로써 투명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경은기자〉ke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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