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訪日/경협부문 성과]日 30억달러 융자 합의

입력 1998-10-08 19:19수정 2009-09-2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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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일본방문을 통해 한국은 경제협력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방문에서 얻은 가장 큰 경제적 수확은 일본수출입은행자금 30억달러의 대한(對韓)융자에 합의한 점이다.

또 △한일간 경제각료간담회 개최 △이중과세방지협약 합의 △‘한일 산업 및 문화교류제 21’(슈퍼 엑스포) 개최 △한일 농업협력위원회 개최 △항공분야 협력 등도 알맹이 있는 성과라는 평이다.

경제적 성과의 핵심인 30억달러 차관 제공 합의의 의미는 유별나다.

우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긴 하지만 경기침체로 전후(戰後) 처음으로 2년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는 일본이 한국에 3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키로 한 것은 일본의 용단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금액보다 융자조건이다.

지금까지 일본수출입은행자금의 대외융자는 의무적으로 일본제품 수입대금으로 사용하는 조건부 융자(타이드 론)가 대부분이었다. 한국이 5월에 일본과 합의한 10억달러 차관도입도 그러했다.

그러나 이번에 합의한 일본수출입은행 차관 30억달러 중 조건부 융자는 전체의 10%인 3억달러에 불과하다. 나머지 27억달러는 비조건부 융자(언타이드 론)로 한국정부가 중소기업지원이나 에너지산업, 한일 합작기업지원 등에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융자금리는 한국경제위기 후 한국이 도입한 차관 중 가장 낮은 연 2.3% 내외, 만기는 8년이어서 금리와 기간이 유리한 편이다.

한국정부는 이번 차관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국내경기활성화 및 경제구조조정에 다소 여유를 갖게 됐다. 또 주요통화의 안정적 유입을 기대할 수 있어 대외지급능력 및 외환보유액 확충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측은 관련절차를 최대한 앞당길 경우 올 12월중 자금지원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정부가 대한(對韓)경제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과거사문제나 천황호칭 등 김대통령의 유연한 대일(對日)인식에 대한 ‘보답’의 성격이 있다. 또 한국경제의 침체가 길어지면 최대 채권국인 일본 경제에도 부담이 된다는 현실적인 인식도 있었다.

다만 일본에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상당히 남아 있고 다른 아시아 국가와의 형평문제도 있어 경제협력의 속도와 폭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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