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와 협력 「TMD」체제 구축…中과 마찰 조짐

  • 입력 1998년 9월 23일 19시 23분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국과 협력, 전역(戰域)미사일방위(TMD)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일본의 구상이 중일 양국간에 큰 마찰을 빚을 전망이다.

베이징의 한 군사소식통은 “TMD가 비록 방어적 개념이라고는 하지만 고도의 정교한 군사기술이 요구되는 것으로 얼마든지 공격무기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TMD체제에 포함되는 미사일과 정찰 위성은 중국의 안보에 대단히 위협적이기 때문에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중국은 특히 북한 인공위성발사 이후 일본이 방위를 이유로 재무장 분위기가 일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한중포럼에서도 중국측 인사들이 이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국은 TMD기술이 대만으로 이전될 가능성에 대해서 특히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주방자오(朱邦造) 중국외교부대변인은 22일 “관련 당사국들은 지역내 긴장을 유발하고 군비경쟁을 자극할 수 있는 어떤 일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은 군사적 우월성을 추구하고 지역안보를 해치면서 갈등을 부풀리는 어떤 쪽의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주대변인이 이날 발표한 이례적인 강력한 경고성명에서 관련 당사국을 명시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발언은 일본을 겨냥했다는 것이 베이징(北京)외교가의 일치된 분석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TMD 연구개발 문제로 인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지 않을까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태도다. 특히 11월로 예정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일본은 TMD가 중일간 오랜 마찰 대상임을 잘 알고 있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일본이 중국을 의식해 TMD를 포기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봐야 한다. 중국과의 마찰을 완화하는 노력을 하면서 종국에는 TMD를 기정사실화한다는 것이 일본의 속내다.

따라서 당분간 이 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갈등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베이징·도쿄〓황의봉·윤상삼특파원〉heb861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