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증언비디오 공개]美TV들, 종일 예고방송

  • 입력 1998년 9월 21일 19시 47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연방대배심 증언 비디오테이프가 방송매체를 통해 공개되면서 미국은 또다른 충격에 휩싸였다. 대통령의 구겨진 체면과 육성으로 전달되는 선정적인 내용 등 활자화된 스타보고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생생한 내용이 공개돼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TV방송사들은 클린턴대통령의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되기 전날인 20일부터 토크쇼 등을 통해 하루종일 증언의 내용과 여파를 전망하고 거의 매시간 대대적인 예고방송을 실시해 시청률 경쟁에 몰입하는 양상.

그러나 방송들은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측의 신문내용에 구체적인 성관계에 대한 기술이 많아 미성년자들이 TV를 시청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부모들에게 당부.

이와 관련, 미 하원법사위는 연방대배심 증언 비디오테이프 공개시간을 월요일 아침 9시로 정한 이유에 대해 “미성년자들이 학교에 가고 없는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

○…항상 자신감이 넘치던 클린턴 대통령은 최근 들어 참모들에게 화를 자주 내고 말도 아끼는 등 어두운 표정이어서 오랜 측근들도 그에게 “요즘 기분이 어떠냐”고 물을 수조차 없을 정도라고 워싱턴포스트가 21일 보도.

그는 근본적으로 탄핵이나 형사적 소추의 대상이 되지 않는 일로 자신이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는 데 대해 피해자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언론이 자기를 파멸시키려는 스타검사의 주장에 더 무게를 두고 보도하는데 대해 비통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

○…클린턴대통령의 연방대배심 증언을 담은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되기도 전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등재.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사는 10달러선으로 책정한 이 비디오테이프가 21일 공개를 앞두고 주문이 밀려 공포물로 유명한 스티븐 킹의 신작을 제칠 정도로 최고인기목록 중 하나가 됐다고 20일 설명.

아마존은 비디오테이프의 제목을 ‘클린턴의 대배심증언―98년 8월17일’이라고 달았는데 클린턴은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관계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때로는 화를 내고 한편으론 회개하는 양면성을 보여주었다고 소개.

○…미국인 대부분은 하원법사위가 진실 추구보다는 대통령을 당혹스럽게 할 의도로 클린턴의 연방대배심 증언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하는 것으로 생각.

20일 발표된 CBS뉴스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9%는 법사위 결정이 클린턴을 당혹하게 만들고 타격을 주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힌 반면 국민이 클린턴의 위증여부를 스스로 판단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답변은 35%에 그쳤다는 것.

또 하원법사위가 대통령 탄핵청문회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응답은 37%였으나 법사위에서 결국 탄핵청문회가 열릴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5명 중 4명꼴로 높은 수치. 클린턴의 사임이 국가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은 37%로 1주일 전의 32%보다 5% 포인트 상승.

〈워싱턴〓홍은택특파원·외신종합연합〉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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