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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총선 D-6일]콜 대추격…최장수 총리 부푼꿈

입력 1998-09-20 20:23업데이트 2009-09-25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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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구동독지역 도시인 드레스덴의 츠빙거 궁전 앞 광장. 역사적인 총선을 9일 앞둔 이날 백전노장 헬무트 콜 총리(66)가 2만여명의 관중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독일통일을 평화적으로 이뤄내고 유럽단일통화 등 유럽통합에 독일을 주도적 위치에 올려놓은 사람이 누구인가.” 콜총리는 자신의 치적을 내세운 뒤 “독일의 21세기를 위해 기민당(CDU)을 다시 한번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콜은 ‘굿바이 콜’이라고 쓴 팻말을 든 반대자들이 ‘물러나라’고 외치자 “이제 그런 말을 할 때 뒤에 슈타시(구동독 비밀경찰)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19일 음악의 아버지 바흐의 고향인 라이프치히 아우구스투스플라츠.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우위를 지키고 있는 사민당(SPD) 게르하르트 슈뢰더 후보(54)의 유세가 열렸다.

슈뢰더후보는 “현정권은 4년전 선거때 실업과 세율을 낮추겠다고 공약했지만 과연 무엇이 달라졌느냐”며 “SPD로 정권을 교체하면 독일의 경쟁력을 키우고 사회정의가 무엇인지 실감나게 하겠다”고 역설했다.

27일 총선을 앞두고 막바지 득표전을 벌이고 있는 양당의 유세는 동독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서독 지역 주민들이 일찌감치 마음을 정하고 있는 반면 동독 지역은 부동표가 50%에 이르는 최대의 승부처이기 때문.

특히 통일 독일정부가 1조달러 이상의 돈을 구동독 지역에 쏟아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실업률이 서독지역의 배가 넘는데다 생활고마저 심각해 더욱 동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양당의 수뇌부는 구동독 지역에서 어느 때보다 뜨거운 구애작전을 벌이고 있다. 콜총리는 17일 베를린 유세에서도 동독지역 주민을 겨냥, “동베를린에 건물을 증축하고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SPD도 이에 질세라 25일로 예정된 마지막 당지도자회의를 동베를린에서 열기로 하는 등 ‘표심’잡기에 안간힘을 쏟고있다.

양당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연단 아래 주민들은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 라이프치히에서 만난 고교 교사 하이크 템퍼(31)는 “내년 7월 계약이 끝나는 내 직장을 확실히 보장해줄 후보만 있으면 누구건 찍겠다”며 그러나 여당이든 야당이든 모두 못믿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실업자인 20대의 클라우디아 쉬니하스드트는 “SPD가 젊어보여 좋기는 한데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는 공약이 선거가 끝나면 거짓말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선거일이 가까워올수록 선거전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헬무트 콜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CDU―CSU)연합의 지지율은 SPD에 10% 이상 뒤졌었다. 그러나 13일 바이에른주 선거를 계기로 지지율 격차가 좁혀져 20일 현재 양당 지지율은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 내에 있다.

19일 독일 ARD TV와 여러 신문이 합동으로 유권자 1천3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SPD 지지율은 40.5%, CDU―CSU 지지율은 38%로 SPD의 지지율이 감소추세를 보였다. 콜총리 개인에 대한 지지율은 일주일 전보다 무려 7% 포인트가 상승해 11개월만에 최고인 42%를 나타냈다.

지지율에서 콜총리의 상승추세와 SPD의 하향추세가 계속될 경우 콜총리는 독일사상 최장수 총리의 영예를 안게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16년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진다.

〈베를린〓윤희상기자〉he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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