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銀 부행장 『위안貨 평가절하 없다』

  • 입력 1998년 8월 12일 19시 37분


“국내외 외환시장의 투기꾼들은 주판알을 잘못 굴리지 마라.”

류밍캉(劉明康) 중국 인민은행부행장은 11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경고하고 “위안(元)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이며 위안화의 가치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제사회가 엔화가치 폭락에 따른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을 우려하는 가운데 중국당국이 전례없이 강력하고도 구체적인 표현으로 위안화 평가절하가 없을 것임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류부행장은 이날 “중국정부는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국가로 정책결정시 타국의 이익을 고려한다”며 “위안화 평가절하는 아시아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은 국가들에 다시 경제적 타격을 입혀 경쟁적인 화폐 평가절하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민은행을 대표해 견해를 밝힌다고 전제한 그는 “위안화를 대폭적으로 절하해도 일시적인 수출회복효과만 있을 뿐 장기적으로 유리한 점은 없다”며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평가절하 가능성도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중국의 완제품 수출가격중 수입요소가 50%이상을 차지해 위안화를 10% 평가절하해도 내부가격 인상과 외부가격 제고에 의해 곧 그 효과가 상쇄된다”며 “이렇게 되면 시장에 대한 자신감만 잃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위안화가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근거로 △자본항목에 대한 엄격한 관리 △막대한 외환보유고 △지속적인 경상수지흑자 등을 꼽았다.

이와 함께 천젠(陳建)주일 중국대사도 12일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민일보는 11일 “위안화 평가절하는 불필요하다”는 요지의 중국경제연구센터 린이푸(林毅夫)교수의 논문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린교수는 “노동집약적 상품을 주로 수출하는 중국과 기술집약적 수출구조를 가진 일본은 세계시장에서 별로 충돌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엔화가치가 떨어져도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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