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아비뇽 「한국 열풍」…「한국의 밤」 공연 성황

  • 입력 1998년 7월 16일 19시 38분


르 몽드지를 비롯한 프랑스 언론들이 아비뇽 축제에 참가한 한국예술인들의 공연을 호평하면서 한국문화를 대대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르 몽드와 아비뇽의 현지신문 프로방스 보클뤼즈 등은 15일 일제히 한국공연이 첫날인 13일밤부터 대성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르 몽드는 1면에 전통 무예 수벽치기로 ‘한국의 밤’공연을 시작한 육태안을 소개하고 이어 문화면 톱기사에서 첫날 공연이 한국전통예술의 진수를 선보이는데 성공했다고 극찬했다.

르 몽드는 이매방(李梅芳)씨의 승무를 성스러운 북과의 대화, 몸에 축적된 에너지를 음악으로 전환시키는 춤이라고 평하면서 안숙선(安淑善)씨의 판소리는 목소리와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얼굴표정에 온 우주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또 ‘김덕수(金德洙)사물놀이패’의 사물놀이에 대해서는 하늘에서 내려온 듯한 고수들이 히말라야 정상을 날아다니듯 연주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르 몽드는 일제 식민지 시절에도 맥을 이어 왔으며 끊임없이 살아서 진보하는 한국의 전통예술 공연장 객석의 3분의2가 젊은이들로 메워지는 이유를 알 수 있다고 논평했다.

보클뤼즈는 한국공연단이 폭발적인 타악연주와 활기넘치는 춤으로 쏟아지는 비를 물리쳤다고 ‘주술적인’ 평을 썼다.

이 신문은 재즈 스타일의 색소폰 연주에 곁들여진 이혜경과 남정호(南貞鎬)씨의 현대무용은 고유의 영혼을 잃지 않으면서도 서양적 요소를 결합시킨 창의성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공연은 첫날에 이어 14일 공연도 입장권이 매진됐으며 21일까지 남은 공연의 예약률도 80%를 넘어섰다.

방송들의 관심도 대단해 프랑스3 TV가 첫날 공연을 취재했으며 프랑스2TV는 리허설장면을 녹화했다.라디오 프랑스, 프랑스 퀼튀르, 라디오 프랑스 국제방송 등 프랑스 라디오와 함께 스위스 로망드, 영국라디오방송 등 외국언론도 다투어 한국공연을 소개했다.

14일 열린 관객과의 만남 행사에서는 관객들이 “대만은 장르별로 따로 공연일정이 짜여 있는데 한국은 왜 한데 뭉뚱그려 공연하느냐” “뷔페식으로 보여주지 말고 제대로 보여달라”는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비뇽〓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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