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訪美/워싱턴방문 이모저모]

  • 입력 1998년 6월 11일 06시 39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내외는 10일오전(한국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빌 클린턴대통령 내외 주최 국빈만찬에 참석.

클린턴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김대통령의 삶은 자유가 대가 없이 얻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며 “이제 미국에 있는 그의 많은 친구들과 함께 그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격려.

김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사.

만찬의 클라이막스는 재미 성악가인 홍혜경(洪慧卿)씨의 축하공연. 홍씨는 “우리 집에서는 어머니를 ‘김대통령의 애인’이라고 부른다. 김대통령을 너무 좋아해서다. 어머니는 김대통령의 고난의 역정을 표현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라고 했다”며 ‘오 로드 모스트 홀리’라는 성가를 열창.

홍씨가 이어 “다음 노래는 통일의 염원을 담은 제2의 국가”라며 ‘그리운 금강산’이라는 노래를 부르자 일부 한국인 참석자가 눈물을 흘리는 등 숙연한 분위기. 노래 후 클린턴 대통령은 “우리는 이 순간 모두 한국민이 됐다”고 외쳤다.

이날 만찬에는 골프선수 박세리,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양, 김대통령의 처조카 이영작(李榮作)박사 부부 등 2백여명이 참석.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白南準)씨는 심한 중풍으로 휠체어를 타고 참석.

…이에 앞서 김대통령 내외는 이날 새벽 미국무부 벤저민 프랭클린룸에서 열린 앨 고어부통령 주최 오찬에 참석.

고어부통령은 환영사를 통해 “김대통령은 세계 각국의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있다”고 소개.

김대통령은 “고어부통령은 환경과 정보화 분야에서 항상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며 탁월한 업적을 보여주었다”고 답사.

○…이날밤 미 최대의 경제인 연합체인 상공회의소를 방문한 김대통령은 “이번에 와서 미국은 대통령이 투자를 하라마라 하지 못하는 나라라는 것을 실감했다”며 “클린턴대통령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말하는 등 곳곳에서 참석자들의 폭소를 유발.

김대통령은 또 토머스 도나휴회장이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희망한다”고 말하자 “한국민들은 나의 방미보다 멕시코전 승리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내 방미성과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덩달아 좋게 평가될 것”이라고 조크.

김대통령은 “방미 진짜목적은 투자유치이기 때문에 오늘 여러분들이 각자 1억달러 이상씩 한국에 투자하겠다는 메모를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이날 조찬연설에는 보잉 GM 코카콜라 등 미국 주요기업 임원 등 3백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으며 김대통령 입장시 일제히 기립박수로 환영.

○…김대통령은 9일 미국 공영방송인 PBS와의 현지 인터뷰(11일오전 방영 예정)에서 북한에 대해 “같은 민족이지만 공산주의자라는 면에서 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군사적 도발행위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

〈워싱턴〓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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