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외무회담장서 태극기 거꾸로 걸어 『망신살』

  • 입력 1998년 5월 25일 20시 02분


외교통상부는 25일 주한(駐韓)일본대사관은 물론 우리 주일(駐日)대사관을 통해 “22일 한일 외무장관회담 테이블에 오른 소형 태극기는 괘의 위치가 잘못된 것”이라고 일본정부에 항의했다.

회담 당시에는 발견하지도 못하고 사흘만에 ‘뒷북치기’를 한 것이다.

외교통상부는 사실 동아일보가 회담 사진을 본 독자의 지적을 받아 태극기가 잘못 걸렸음을 알려주기 전까지 그 사실을 눈치채지도 못했다.

회담장 테이블에 일장기와 함께 올려진 태극기는 건곤감이(乾坤坎離) 네 괘중 좌측 상단에 있어야 할 건괘(실선 세줄)와 좌측 하단에 있어야 할 이괘(바깥 실선과 가운데 점선)가 뒤바뀐 것.

건괘를 깃대 봉쪽에 두어야 하는데 아래쪽에 가게 한 ‘엉터리 태극기’가 돼버린 것이다. 태극기를 깃대에 끈으로 묶는 과정에서 아래 위가 뒤바뀌는 바람에 발생한 실수였다는 게 일본측 설명.

기본적으로 회담준비를 맡은 일본측 잘못이지만 그날 회담에 참석한 박정수(朴定洙)외교통상부장관을 비롯, 한국측 관계자 누구도 태극기가 잘못 걸린 사실을 알지 못했다. “바쁜 일정 속에 이뤄진 회담이고 중요한 현안에 매달리느라 미처 살피지 못했다”는 게 외교통상부의 변명.

하지만 어이없는 일이었다.

〈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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