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시위 유혈진압 현장]교내까지 쫓아와 조준사격

  • 입력 1998년 5월 13일 06시 37분


○…경찰이 이날 트리삭티대 학생 5천여명이 국회의사당 진출을 강행하려 하자 이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발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세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한 목격자는 시위대 안에 있던 사복경찰정보원이 학생들에게 발각돼 집단구타를 당하면서 혼란이 일어나 결국 발포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총성이 나자 대부분의 학생들은 다시 교내로 들어갔으나 발포현장 곳곳에 피가 남아 시민들이 참혹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

○…경찰이 발포를 시작하자 연도에 있던 시민들이 학생들과 합세,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는 등 적극 시위에 가세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경찰은 달아나는 학생은 물론 취재중인 기자들까지 곤봉으로 구타해 시민들의 거센 분노를 사기도.

이날 재개된 학생집회에는 트리삭티대 교수 50여명이 가세, 시위 지지층이 교수진에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법률구조 및 인권단체의 한 관계자는 “경찰병력이 트리삭티대 교내까지 진입, 두개의 건물로 대피한 학생들을 포위했으며 총성이 계속 들리는 가운데 학생들이 숨을 곳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달아났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일부 경찰은 이미 이성을 잃었다”며 “교내까지 학생들을 쫓아와 공중이 아닌 학생들을 향해 총을 직접 겨누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일부 학생들이 백기를 흔들며 트리삭티대 동쪽 출입문으로 달아나려 했으나 경찰병력이 이들에게도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트리삭티대 인근 숨버 와라스병원 응급실에는 한 여인이 자기 아들의 시신을 붙들고 “내 아들은 시위에 가담하지도 않았는데 희생됐다”며 울부짖어 이날 시위에 가담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다수 희생됐음을 입증.

병원에 안치된 사망자와 치료를 받는 부상자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이었으며 사망자 가운데 4명은 나이와 이름이 확인됐다.

〈자카르타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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