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국제영화제 개막]한국영화 4편 동시에 공식초청

  • 입력 1998년 5월 12일 19시 24분


칸 영화제는 한국영화의 98년을 ‘아주 특별한 한 해’로 만들었다.

4편의 한국영화가 한꺼번에 칸 영화제 경쟁,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기 때문.

단편 경쟁부문의 ‘스케이트’(조은령 감독)와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의 ‘강원도의 힘’(홍상수), 15인의 감독 부문의 ‘아름다운 시절’(이광모), 비평가 주간에 오른 ‘8월의 크리스마스’(허진호)가 영광의 주인공들이다. 단편 경쟁과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은 공식 섹션, 나머지는 비공식 섹션.

‘스케이트’는 10분짜리 흑백 단편영화이지만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조은령 감독은 미국 뉴욕대에서 영화를 공부한 26세의 젊은 여성. 샛강에서 스케이트를 타다 만난 소녀와 농아소년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을 고적한 영상에 담았다. 현재 국내상영중인 ‘강원도의 힘’은 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주목받기 시작,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칭호를 부여받은 홍상수 감독의 두번째 작품. 가공되지 않은 일상의 리얼리티를 독특한 영상미학으로 그려냈다.

한국전쟁중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삼은 이광모 감독의 데뷔작 ‘아름다운 시절’은 영화가 완성되기도 전에 짐 자무시, 기타노 다케시 등 쟁쟁한 감독들을 배출해낸 ‘15인의 감독’부문에 선정되는 이변을 낳았다.

또 한석규 심은하가 주연한 ‘8월의 크리스마스’는 지난해 서울에서만 4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 성공작이다.

한국영화는 84년부터 지난해까지 칸 영화제 비공식 부문에 어쩌다 한번씩 초청받긴 했지만 ‘구색맞추기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성과가 저조했었다.

올해의 칸 영화제 대거 진출은 국제통화기금(IMF)의 된서리를 맞아 침체의 늪에 빠진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줄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칸〓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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