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금융위기 진정국면]『뇌관제거 못했지만…』일단 안도

  • 입력 1998년 4월 6일 19시 59분


일본 금융시장이 6일 일단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국제사회, 특히 경제위기에 시달리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가 본격적인 회복기조로 돌아서지 못한데다 향후 장세(場勢)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아 ‘뇌관이 남아 있는 시한폭탄’에 비유되고 있다.

▼외환시장〓오전 개장초 엔화환율은 달러당 한때 3일 종가인 1백34엔대 후반에서 1백35엔대 전반으로 다시 높아지는 엔화약세를 지속해 시장관계자들을 바짝 긴장케 했다.

그러나 대장성 관료들이 “과도한 엔화약세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호전돼 1백34엔대를 회복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날에도 엔화가 강세를 보일 때마다 엔화를 내다 팔고 달러화를 매입해 불안한 상황이 지속됐다.

▼주식시장〓이달 들어 3일까지 닛케이(日經)주가가 1천엔 이상 폭락한 데 따른 반작용과 정부와 자민당 고위관계자들의 잇단 경기부양책 발언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이달 들어 처음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여전히 주식매입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향후 장세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이다.

고쿠사이(國際)증권 가와사키 히데노리(川崎英則)영업부장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 등의 발언에 주식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채권시장〓무디스사의 일본 국가신용도 및 정부발행 엔화채권등급 하향전망이 바로 금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커지면서 장기금리는 소폭 하락세에 그쳤다.

그러나 유럽 금융시장에서 일본계 은행이 발행한 해외채권의 금리프리미엄(저팬 프리미엄)이 한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런던은행간금리(리보)+0.32%로 올라가는 등 다소 불안한 양상이었다.

▼기타〓금융업에 이어 건설업이 앞으로 일본경제에 부담을 줄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AFP통신은 닛코(日興)경제연구소 연구원의 말을 인용, “건설업은 올해 최악의 고통을 겪게 될 분야중의 하나”라고 보도했다.

거품경기 붕괴 후 발생한 부채누적과 공공사업 축소의 영향으로 대형 건설업체인 시미즈(淸水)건설이 97회계연도 결산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4백50억엔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적자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도산한 건설업체는 전체 도산기업의 30%인 4천7백85개사에 이른다.

한편 아사히신문 조사결과 내년 대졸예정자 채용이 올해보다 대폭 줄어 구직난이 심각해질 전망이다.

〈도쿄〓윤상삼·권순활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