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엘니뇨 재앙」언제까지…넉달간 300명 희생

  • 입력 1998년 3월 30일 19시 58분


지구촌 기상이변의 주범 ‘엘니뇨’의 본고장인 페루가 엘니뇨로 잇단 몸살을 앓고 있다.

엘니뇨에 따른 폭우와 폭풍으로 고립된 에콰도르 접경 툼베스지역의 주민 50여명을 구조하던 공군기가 29일 추락, 최소한 28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수도 리마 북쪽 2백55㎞에 위치한 사티포지역에서도 5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가던 버스가 폭우로 불어난 페레네강으로 굴러 떨어져 25명이 실종되고 20여명이 부상했다.

페루에서는 지난해 12월 이후 엘니뇨현상에 따른 폭우로 3백여명이 희생됐으며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당국은 집계했다.

전국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고속도로가 끊기면서 물류(物流)가 마비돼 국가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수도 리마에서 에콰도르와 접경한 태평양연안의 제1 항구도시 툼베스까지 이어지는 페루의 대동맥(총연장 1천㎞) ‘팬 아메리카 고속도로’도 10여곳 이상이 유실돼 과거 하루 반나절 걸리던 두 지역간 교통이 4일 이상 걸리고 있다.

지난해 가을 이후부터 페루 앞바다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주요 수산물인 멸치떼가 남쪽 칠레 해안으로 이동해 사실상 멸치잡이가 중단됐다.

페루 수출품의 4위로 매년 4억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이던 커피 생산도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페루 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엘니뇨 현상에 따른 어획고감소 및 농작물피해로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엘니뇨란 페루 앞바다의 해수면 온도가 2∼7년 주기로 높게 올라간 후 이곳에서 생성된 난류(暖流)가 적도 해류를 타고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지구촌 곳곳에 기상이변을 낳고 있는 현상이다.

〈구자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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