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직자 시위」 정치문제화…당국 취업대책 부심

  • 입력 1998년 3월 13일 18시 53분


“‘샤강(下崗)’직공이 단 한 명이라도 톈안(天安)문 광장에 나타나기만 하면 이는 곧 정치문제다.” 샤강직공이란 정리해고당한 사람을 의미한다.

진런칭(金人慶) 베이징(北京)부시장은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인대 개막 이후 해고의 억울함을 호소하려는 직공들이 톈안문광장에 나타나 회의장인 인민대회당 진입을 시도하는 사건이 잦아지면서 ‘샤강’은 중국의 민감한 정치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주말에는 친황다오(秦皇島)시에서 온 부부가 톈안문광장에 나타나 청원서를 펼쳐든 채 인민대회당에 들어가려다 공안원에게 체포되는 모습이 기자들에게 수시로 목격되었다.

공안과 경찰은 전인대가 열리는 톈안문광장의 인민대회당 방향 서쪽 절반을 철통같이 봉쇄하고 있다. 관광객은 광장 동쪽의 역사박물관 부근에서만 인민대회당을 바라볼 수 있다.

‘샤강’과 ‘재취업’은 전인대 개막 이후 중국 언론에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 국무원 기관지 경제일보는 13일 외국의 해고 및 실업현황을 특집으로 다뤄 이 문제가 중국만이 아닌 지구촌의 고민임을 강조했다.

리보융(李伯勇)노동부장에 따르면 국유기업구조조정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3년 동안 중국의 샤강직공은 1천1백51만명. 이중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은 4백80만여명으로 이중 상당수가 도시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은 샤강직공문제가 정치안정을 해치고 대도시의 범죄발생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취업 센터 운영 △직업훈련과 취업 알선 △점포 분양 등으로 이들을 돕고 있다.

상하이(上海)시의 경우 23개 업종에 대해 외지인 취업을 금지하고 샤강직공을 우선 채용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3년내에 1천만명 이상의 샤강직공이 추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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