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관투자가들, 세계증시 『좌우』…외국社지분 11%

  • 입력 1998년 2월 20일 19시 33분


세계 주요국가의 주식시장에서 미국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가 9년새 5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미국의 영향력이 크게 강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소재 컨퍼런스보드 산하 세계기업지배연구소는 19일 미국 기관투자가들의 외국회사 지분취득이 88년 말 9백15억달러였으나 지난해 6월 말 4천2백35억달러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컨퍼런스보드는 미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협의체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미국내 연금과 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가들의 이같은 해외주식시장 투자확대로 미 기관투자가가 확보하고 있는 외국회사 지분율은 91년 말 4.8%에서 지난해 말 11.2%로 크게 높아졌다. 보고서는 또 미국자본의 해외투자 증가로 세계 주요국 주식시장에 대한 미국자본의 영향력이 수치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절대적으로 신장됐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기관투자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제2의 아시아 외환위기’를 일으킬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미국기관투자가들의 해외주식매입은 과거에는 유럽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조사기간중에는 한국 일본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국가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미국자본이 이번 외환위기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세계기업지배연구소의 캐럴라인 블란카토 소장도 “조사결과는 미국의 투자자들에 의해 외국의 해당기업 경영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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