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의 마돈나」,정부 『날조』주장에 TV출연 항의

  • 입력 1998년 2월 17일 20시 14분


“나는 실존 인물입니다. 날조된 게 아니라고요.” 알제리 여인 오움 사아드가 16일 알제리 TV에 출연, 자신이 97 세계보도사진 대상작의 주인공이라고 울부짖었다. 사아드는 지난해 가을 이슬람과격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양민학살 때 8명의 형제를 잃고 울부짖는 자신의 모습이 ‘날조’라는 알제리 정부의 주장을 뒤엎기 위해 TV에 모습을 드러낸 것. 그녀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알제리 당국의 술책을 온 세계에 알리기 위해 TV에 출연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AFP통신의 알제리 특파원인 오신 자루아르는 당시 엄청난 비극을 당한 뒤 오열하는 사아드의 모습을 사진찍어 전세계로 전송했다. 예수 그리스도를 잃고 비탄에 잠긴 성모 마리아를 연상케 하는 사진은 알제리인의 슬픔과 고통을 생생히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래서 붙여진 제목도 ‘알제리의 마돈나’. 심사위원들은 알제리 정부나 이슬람과격세력의 보복을 염려해 사진속 인물의 인적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자 내전에 관한 보도를 통제하고 탄압해온 알제리 당국이 친정부적 신문들을 내세워 사진이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자 사아드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을 드러냈다. 〈고진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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