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보따리장수들 기업화…달러값 뛰자 입국 급증

  • 입력 1998년 2월 3일 20시 28분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급등으로 러시아 보따리 장수들의 입국이 급증하고 있고 구입 규모도 과거 2천∼3천달러에서 최고 6백만달러에 이르는 등 기업화하고 있다. 우즈베크 카자흐 등 중앙아시아 국가 보따리장수들까지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러시아 항공로 개설이래 처음으로 보따리 장수만을 위한 특별 화물전세기를 운항할 예정이다. 서울 경기 부산등지에는 이들이 구입한 물품을 보관, 운송하는 전문 창고 및 운송업체가 늘고 있다. 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입국이 예상되는 러시아 보따리장수는 4만∼5만명으로 상품 구입액은 4억달러. 작년의 3만명 3억달러보다 인원수 33∼67%, 금액은 33% 증가한 규모. 러시아 보따리장수들은 종전의 50% 예산만 갖고도 2∼3배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러시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제품이 중국 터키 폴란드 등의 제품보다 우수하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 구입 제품도 과자류 의류 잡화류에서 올해부터 냉장고 컬러TV 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가구 컴퓨터가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등 고액화 대형화하고 있다. 조흥은행 모스크바지점에는 한 러시아인 사업가가 국내에서 6백만달러어치의 물품을 구입하겠다며 달러 송금방법을 문의하는 등 국내 상거래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상담이 꾸준히 늘고 있다. 더욱이 이들 대부분은 입국한뒤에도 1인당 평균 5천∼10만달러를 지참, 현찰로 현장에서 대금을 지불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이후 러시아행 화물이 몰리자 대한항공은 보따리장수들만을 위해 오는 9, 16, 23일 등 3차례에 걸쳐 70t 적재 규모의 특별 화물전세기를 운항할 예정이다. 러시아 선박의 운항도 증가, 부산항만도 올해 1천7백76척이 입출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 경기 부산지역에는 최근 30여개의 전문 창고업체와 운송업체가 생기는 등 특수를 맞고 있다. 서울 동대문시장 한영구(韓泳求·46)씨는 “2년전만해도 자주들렀던 러시아상인 3명이 지난주 다시 찾아왔다”며 “1인당 1만달러씩 현찰을 내놓으면서 제품 주문을 하는 등 과거에 비해 주문량이 커졌다”고 말했다. 〈반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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