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은 지금 「黑字축제」…향후 10년간 흑자 전망

  • 입력 1998년 2월 3일 20시 27분


99회계연도 예산안 설명
99회계연도 예산안 설명
“막 신세계에 진입한 것 같다.”(빌 아처 하원 운영위원장) “이제 우리는 흑자의 또 다른 한 세대를 시작하고 있다.”(뉴트 깅리치 하원의장) 2일 워싱턴은 온통 축제분위기였다. 빌 클린턴대통령이 10월1일부터 시작되는 99회계연도 예산안을 30년만에 첫 흑자예산으로 편성, 의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1조7천3백억달러 규모인 예산안에 따르면 회계연도가 끝나면 95억달러의 흑자가 난다. 흑자는 해마다 늘어 2002년도에는 8백97억달러가 된다. 99년도이후 10년간 예상 누적흑자는 1조 달러. 지난 30년간 적자시대에 기를 못 펴고 살아온 미국 기성세대들은 도저히 실감할 수 없는 기적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미국이 이처럼 엄청난 흑자를 5조6천억달러에 이르는 국가부채를 갚는 데 쓸 경우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정부가 쓰는 민간자본의 절대량이 줄기 때문에 자본시장에 여유가 생겨 장기이자율이 낮아지고 투자가 활성화된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노 터치’ 제안이다. 미국 정가 또한 엄청난 돈의 사용처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세계 최강 미국의 국가경쟁력을 타의 추종이 불가능한 영역에 올려놓기 위해 교육에 투자하자는 자유주의 진영과 아예 국방비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자는 보수진영의 엇갈린 목소리가 요란하다. 지역구 관리를 위한 선심성 예산사용에 눈독을 들이는 의원들은 고속도로 확충에 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한다고 아우성이다. 가장 절박한 사람은 클린턴 대통령. 그는 국민 이해관계의 최대 공통분모로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하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노인 사회보장기금을 지목, 지난달 27일 연두교서에서 이 기금을 확충하는 것이 흑자배분의 최우선 순위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은 정부가 국민을 위해 뭘 하기보다는 원천적으로 덜 뜯어가는 것이 가장 낫다며 세금감면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 유권자들에게 점수를 따려 하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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