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정권 「대장성 스캔들」로 『흔들』

  • 입력 1998년 1월 30일 19시 54분


일본 대장성 수뢰스캔들이 일본 열도를 뒤흔들고 있다. 전현직 대장성 간부들의 잇단 체포, 대장성 장차관의 인책 경질, 수사대상 간부의 자살 등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는 공무원윤리법 제정 약속 등 사태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정권 기반은 더욱 흔들리고 있다. ‘관청 위의 관청’으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온 대장성의 해체나 축소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대장성 장 차관 인책 경질〓하시모토총리는 50년만에 처음 대장성 현직 간부가 체포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쓰즈카 히로시(三塚博)대장상을 경질, 30일 후임에 마쓰나가 히카루(松永光) 중의원 예산위원장(자민당)을 임명했다. 중의원 10선 의원인 신임 대장상은 통산상 문부상을 지낸 중진. 검사 출신에 와타나베파인 그의 기용은 대장성 개혁에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성 관료들의 실질책임자인 고무라 다케시(小村武) 사무차관도 경질, 최고 수뇌부 2명이 동시에 퇴진한 데서도 이번 사건의 충격이 얼마나 큰지 잘 나타난다. ▼대장성 간부 자살〓대장성 은행국 오쓰키 요이치(大月洋一) 금융거래관리관이 28일 자신의 집 앞에서 넥타이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책 마련 및 정권기반 약화〓하시모토총리는 29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공무원들이 일정액 이상의 사례나 증여를 받을 경우 보고를 의무화하고 위반자는 처벌하는 ‘공무원 윤리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사건에 관련된 공무원은 물론 상급자들도 지휘책임을 물어 징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외상과 함께 하시모토 정권을 떠받쳐온 양대축의 하나인 미쓰즈카 대장상이 물러남에 따라 하시모토 총리의 정치적 기반은 더욱 취약해졌다. 특히 내수경기침체와 금융불안으로 하시모토총리의 인기가 최저인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터짐으로써 앞으로 상황에 따라서는 내각이 조기붕괴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높아지는 대장성 비판〓‘공룡부처’인 대장성에 대한 불만은 이미 비등점을 넘어섰다. 재정과 금융이란 막강한 권한을 양손에 갖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해온 대장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장성은 금융계에 대한 각종 인허가권과 행정규제를 전담하는 ‘호송선단방식 행정’을 통해 ‘지배와 보호’를 하는 한편 반대급부로 ‘접대와 낙하산 인사’를 즐겨왔다. 이번 사건은 대장성과 ‘대장족(大藏族) 의원’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경제부처의 제왕’ 대장성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불가피하게 하는 촉매제가 될 전망된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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